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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파리

ep1.1 베를린에서 파리 여행

Ich habe von Berlin Nach Paris besucht.

 

 독일에 온지 곧 4개월. 영국에 사는 친구가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 17FW 기간에 쇼룸(CUBESHOWROOM)에서 전시를 한다고해서 응원할 겸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파리행 티켓을 끊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쯤인가? 유럽여행 때 방문하고 거의 15년 만에 방문하는 파리. 정말 오래된 방문이였음에도 불구하고 3가지 장면은 여전히 머릿속에 또렷하게 남아있다. 에펠탑에 올라가서 바라폰 파리 전경, 에펠탑 근처의 맥도날드, 유람선에서 바라봤던 센느강가에서 키스하고 있던 어느 한 외국인 커플. 나는 그렇게 예전 기억을 회상하며 베를린 쉐네펠트 공항으로 향했다.



 우리집은 베를린 서쪽 테겔공항쪽에 위치해있어서 동남쪽에 위치한 쉐네펠트 공항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U7 타고 Rudow 종점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10분정도 가면 쉐네펠트 공항에 도착한다. 배고픈 나머지 버스 환승하기전 Gemüse 캐밥에서 테이크아웃을 했다. 베를린의 유명한 무스타파 캐밥과 맛이 매우 흡사했다. 참고로 이 케밥집은 야채를 기름에 튀겨서 사용한다.



쉐네펠트 공항에 도착. 베를린에 살지만 처음와보는 공항이다. 한국에서 독일로 입국할때는 테겔공항을 이용했었기 때문. 테겔공항보다는 규모가 더 커보였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파리행 비행기를 놓치고 만 것. 케밥 먹는거에 집중한 나머지 게이트가 바뀐지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게뮤즈 케밥이 어찌나 맛있던지. 결국 급하게 바뀐 게이트로 달려갔지만 이미 게이트는 문을 닫은 상태였다. 절망적이였다. 하지만 비행기를 놓친건 우리뿐만이 아니였던 것. 우리 또래의 프랑스인 친구 두명도 비행기를 함께 놓친 것이였다. 어쩐지 저 친구들도 공항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니... 우리는 동질감을 찐하게 느끼고 간단히 자기소개 및 인사를 한 뒤에 함께 이지젯 창구로 향했다. 이 친구들은 베를린 클럽에서 2틀밤 연속으로 DJing 디제잉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했다.



우리는 창구에 가서 상황설명을 했지만 "오늘 비행기는 이게 마지막이야. 내일 또한 비행기가 만석이고." 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였다. 절망적이였다. 예매해둔 숙박비, 비행기값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밤 도착 당일 숙박이라 환불조차 불가했던 것. 이지젯 저가항공은 말할 것도 없고. 하지만 우리는 함께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다. 



결국 ZOB(버스터미널)에 파리 가는 FlixBus 버스가 있다는 걸 알았고. 급하게 다시 그곳으로 향했다. 다행히 10분전에 도착했고 5분만에 티켓팅을 해서 파리행 버스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이 버스까지 못탔었으면 파리 여행을 취소하려고 했었다. 파리까지 걸리는 시간은 12시간. 긴 이동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늘밤에 파리로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은 이 방법뿐이다. 저녁 8시 45분 버스에 탑승했고 내일 아침 8시 45분 도착 예정이였다. 공항에서 만난 프랑스인 친구들은 12시간 버스는 도저히 탈 수 없다고 베를린에서 하루 더 묶는다하여 공항에서 헤어졌다. 2박 3일 파리 여행이 1박 2일로 바뀌는 순간이였다.



우리는 간단히 여권검사와 티켓검사를 했다. 버스 좌석 지정은 따로 없었으며 그냥 빈자리에 앉으면 되는 시스템이였다. 우리는 2층에 착석했고 그즉시 버스는 출발했다. 얼마나 촉박했는지 모른다. 또한 원래 1인당 편도 39유로 정도였던 티켓이 출발 직전에 구매해 79유로로 뛰었다. 참고로 출발 직전에 버스 티켓을 구매시 가격이 2배정도 상승한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지출에 출발부터 우울했고, 12시간 버스 탈 생각에 하늘이 무너저내리는 줄 알았다. 



그래도 나름 버스에는 화장실 뿐만 아니라 220V 충전구멍이 있었고 빠른 WIFI 가 가능했다. 또한 11시 전까지는 중간중간 담배나 바람을 쐴 수 있도록 휴게소 에 세워주기도 했다. 12시쯤 하노버를 지나고 새벽 4시쯤 벨기에를 가로질러 파리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방문하는 파리 여행은 정말이지 쉽지 않았다.


<버스에서 바라본 파리 일출>


<파리 Hotel de Ville 역>


 우리는 내일 당장 다시 베를린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일정이 너무나도 빠듯했다. 버스에서 하차하자 마자 까르네(파리지하철 티켓) 10장을 끊고 우리가 잡았던 에어비엔비 숙소로 향했다. 그런데? 호스트가 연락이 되지 않는 것! 일단 숙소 주변 관광을 하기로 했다. 참고로 우리가 묶는 구역은 파리의 19구 Pyrénées 역. 파리 19구가 위험한 구역이라고는 하지만 구 전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 숙소를 잡을때 걱정하긴 했지만 지인이 19구 Pyrénées 역에 살고 이 지역은 괜찮다고 해서 이 근처로 잡게 되었다.


<파리 19구 Pyrénées역 근처 에어비엔비 숙소가 있는 거리>


드디어 호스트와 연결이 되었다. 아무래도 이날이 토요일 아침이다보니 늦게일어난 듯. 아직 준비가 안됬다고 12시에 오라는 그. 3시간 정도 남아서 파리의 숨겨진 명소라고 불리우는 벨르빌르 공원에 들리기로 했다. 


<Parc de Belleville 공원 올라가는 길>


 벨르밀르 공원이다. 파리사는 후배가 말하길 "파리 시내가 한눈에 보이고 야경이 멋진 곳" 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시간상 아침에 찾게 되었다. 파리는 베를린에 비해 도로가 매우 좁았으며 언덕이 매우 많았다. 그리고 개똥도 많았다.....


<파리 벨로빌르 공원 Parc de Belleville>


벨로빌르 전경이다. 야경이 멋지다고 하는데 낮에 보니깐 그냥 서울..? 우리가 본 전경은 안개가 많이 껴서인지 에펠탑이 잘 보이지 않았다. 망원경으로 보면 어렴풋이 보인다. 거치형 망원경은 무료이다. 



벨로빌르 공원에서 사진한장 찍고 시간이 약간 남아 파리에서 가장 크다는 뷰뜨 쇼몽 공원으로 이동. 뷰뜨 공원은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파리 뷰뜨 쇼몽 공원 Parc des Buttes-Chaumont>


<파리 뷰뜨 쇼몽 공원 Parc des Buttes-Chaumont>


<파리 뷰뜨 쇼몽 공원 Parc des Buttes-Chaumont 정상>


파리 뷰뜨 쇼몽 공원은 크기가 어마어마하다. 우리는 시간상 숙소쪽에 있는 입구에서 산책하는 정도 선에서 구경을 끝냈다.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면 호수도 있다고 한다. 호수도 보고 싶었지만 일정이 1박 2일로 바뀌는 바람에 빠듯했다. 오늘 마레지구에 있는 쇼룸도 방문해야 하고 에펠탑 구경도 해야한다.



왼쪽 그래피티 위에 보이는 창문이 우리가 머물 숙소다. 파리 창문들은 독일과 다르게 참 아담하다. 안좋게 말하면 답답하다.


<에어비엔비 숙소 창문>



드디어 호스트와 연락이 되고 집에 들어올 수 있었다. 처음 사용해보는 에어비엔비 숙소. 내가 예약한 숙소는 주인이 상주하면서 방 하나를 내주는 시스템이다. 아무래도 좀 불편하긴 했다. 눈치도 보이고. 하지만 잠만 잘 예정이기 때문에 크게 상관은 없었다. 바로 짐을 풀고 파리패션위크가 열리는 마레지구로 출발했다.


<Paris Cube Showroom>


친구가 남성복을 전시하고 있는 파리 큐브 쇼룸. 파리는 쇼룸 뿐만아니라 카페 음식점 모두 독일해비해서 너무나도 작다. 독일에서 온 나로서는 매우 답답. 그래도 이 쇼룸은 내부 구조가 2층이고 비교적 큰 편이다. 신진 디자이너들 뿐만 아니라 베테랑 디자이너 까지 이 쇼룸에서 수주를 따낸다.



 쇼룸 안에 있던 내 친구. 나와 학사 동기이고 영국에서 석사를 마친 뒤 양리에서 인턴을 마친 후 파리에 개인 라벨을 전시하러 왔다. 오랜만에 만나니 정말 반갑다! 실력파 친구. 영국 브리오니 공모전에서 1등 수상했을 뿐 아니라 ITC(INTERNATIONAL TALENT SUPPORT) 공모전에서도 상위권에 입상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에 후배 집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파리 마레지구>


<파리 마레지구>


<파리 마레지구의 한 서커스장>


마레지구에서 A.P.C(아페쎄), Supreme(슈프림), Repetto(레페토), IRO(이로), Comptoir des Cotonniers(꼼뜨와데꼬또니에), Nike Lab p75, Sandro France, Sabon(사본), 메종키츠네 등 매장 및 쇼룸들 구경을 아주 급하게 하고 우리는 에펠탑으로 향했다. 



마침 우리가 도착했을 때 에펠탑은 힘들게 온 우리를 환영이라도 하는지 번쩍번쩍 거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정말 아름답고 장관이였다. 쌓였던 피로가 한번에 풀어지는 느낌. 정말 웅장한 에펠탑. 입이 딱 벌어진다. 


<파리 에펠탑>


<파리 에펠탑>


<파리 에펠탑 중심 아래서>


<파리 에펠탑>


<세느강 고니>



우리는 시간 관계상 에펠탑에 오르진 못했다. 어차피 3월 파리패션위크 여성복 17FW 기간 패션소에 초청받아서 또 와야하니 그때 오르기로. 파리에 오기전에 집시가 많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딱히 그런 위험한 일은 없었다. 이제 우리는 센느강을 잠시 걷고 술을 마시러 후배네 집으로 이동. 마침 학교 동기 한명이 또 파리로 출장차 와있어 함께 만나기로 했다. 학교 동기 2, 후배 1 나와 여자친구 총 5명. 타국에서 이렇게 친구들과 한자리에 모여 술한잘 기울일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기뻣다.



파리에서 패션 학사를 공부하고 있는 여자 후배 집.  오랜만에 보니 정말 반갑다. 와인 아홉병을 마시고.


<포도 재배 및 수확중>



먼저 취해서 기절한 친구 머리에 포도를 재배중. 나이 먹어도 장난치고 노는건 여전하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새벽 4시가 되었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숙소로 귀가했다. 다음날 친구들에게 안부를 물으니 다들 어떻게 들어왔는지 기억이 안난다고들 한다. 참 대단한 친구들. 오랜만에 어렵게 방문한 파리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정말 즐겁고 행복하게.

글/사진 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