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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재태크

독일에서 하는 주식투자 이야기.

내 주식 인생은 중학교 때부터 시작되었다. 시작한 계기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아무래도 어머니 컴퓨터 HTS를 보고 게임 같다는 생각에 시작한 것 같다. 그 때 어머니는 삼성전자 주식을 들고 계셨다. 이 두 가지만 내 머릿속에 확실히 남아있고 나머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HTS 속의 수많은 숫자들, 빨강과 파란색. 한창 민감했을 나이 때 이 게임 같은 주식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 후 나는 고등학교 더 나아가 입대 전까지 용돈을 모아 놀이 삼아 짬짬이 주식투자를 했다(물론 고 3때 는 안 했다).



군대 전역 후 내 주식투자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운 좋게 학년 수석과 공모전 등으로 상금 및 장학금을 꾸준히 받았고 자본금을 늘려 투자를 계속했다. 하루에 100만 원가까이 벌어보기도 했고 잃어보기도 했다(평균 1000만 원 정도 굴렸었는데 학생때는 정말 큰 돈 이었다.) 당시에는 재무제표를 읽을 줄 도 몰랐고 그냥 내가 좋은 회사였으면 뒤도 안돌아보고 투자했었던 것 같다. 정말 미련하게 CEO 얼굴만 보고 투자 한 적도 있었다.(관상 같은 거? 하하하). 주식이 아닌 도박에 가까웠다.


그렇게 미련하게 투자 한 회사는 정리매매에 들어가기도 했고, 합병으로 크게 성장하기도 했었다. 또한 금리 인상 때 우선주 랠리에 탑승하기도 했으며, 스탁론을 써 보기도 했고 누구나 한 번쯤 찬다는 깡통을 몇 번 차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투자 회사의 재무재표를 읽기 시작했고 사회 더 나아가 세계의 흐름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후 계속 공부를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에게 주식은 도박이 아닌 안정적인 재태크가 되었고 더 나아가 산업의 트렌드를 읽는데 일조 했다.



주식 투자를 오랫동안 해 온 사람들은 느낄 것이다. 하루 +- 30% 움직이는 장 속에서 은행의 연 2% 이율이 얼마나 우스운지. 아니 연이 아니라 월 1-2%도 우습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정말 더 나아가선 하루 1-2%.... 게다가 주식은 복리다.... 저금리 시대에 주식 투자처럼 쉬운 접근성에 높은 이율을 가져갈 수 있는 재테크가 과연 또 있을까?



나 같은 경우에는 주식을 통해 깨우친 것들이 정말 많다. 도박이 가져다주는 파멸감과 무서움을 누구보다도 일찍 느낄 수 있었고, 국내외 정치, 세계적 경제관념, 세계 산업의 흐름을 공부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참고로 나는 만약 내 자식이 생긴다면 용돈을 주식 통장에 넣어 줄 생각이다. 물론 철저한 경제적 교육 및 중독성에 관해 부모로서의 컨트롤이 있다는 전제하에]


내가 블로그에 이런 이야기를 주절 주절 하는 것은 안정적인 투자만 추구하다 5년 만에 한번 오는 도박과도 같은 큰 장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독일에서. 그리고 나름 그 도박장 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절제력을 굳건히 하기 위해 또 여기에 기록을 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다.(나는 종목을 추천하는 사람도, 전업 투자자도 아니기 때문에 그냥 이런 사람도 있구나라고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위 종목은 제가 가지고 있는 종목과 무관합니다.>


눈치 빠른 사람은 알 것이다. 바로 대선 관련 주들이다. 17대 대선의 이화공영, 18대 대선의 아가방과, 우리들형제, 안랩 등. 적게는 1000만 원이 2000만 원이 되고 최대 1억이 60억이 되는 마술? 같은 상황들을 보면서 5년 만에 한 번 오는 이 게임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물론 그때와 상하한가 제한 폭이 달라져서 약간 변화가 있긴 한 것 같지만 여전히 대선주가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테마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독일에 오기 전부터 많은 돈은 아니지만 일부를 관련 회사에 투자해 놨었고 얼마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 달 사이에 3배로 뛴 주식도 보이고 엄청난 거래량이 유입되면서 관련 주들의 움직임이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역시나 경선에 따라 벌써 탈락하는 종목도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곧 종목들은 축소되고 다음 주 초면 본격적으로 윤곽이 드러날 듯하다.


참고로 10년 2번의 대선주 경험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면. 첫째, 잃어도 큰 타격 없을 정도의 돈을 투자할 것. 둘째, 목표치가 되면 뒤도 안 돌아보고 팔 것. 셋째, 철저하게 확률과 국내의 정치적 흐름을 보고 움직일 것. 넷째, 거래량과 상승률을 보고 대장주를 잘 고를 것. 중요한 것은 이 정도 인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후보에 대한 팬심이 투자에까지 이어지면 정말 절대로 절대로 안 된다.


주식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심리전이다. 

한치 앞을 봤다고 자만하면 모든 것을 잃고

두치 앞을 보고도 겸손하면 세력을 이길 수 있다.


"조금만 조금만 더"가 아닌

"이 정도면 됐어"에서 끝내는 것

원금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이다.


글 : 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