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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이민일기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을 본 독일인의 반응

최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이 다른 멕시코, 이태리 편들을 제치고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독일에 살고 있는 내가 보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은 약간 유익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슈가 되었던 만큼 여러 뉴스들이 피드에 올라왔고 사람들의 반응은 독일에 살고 있는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다. 



독일인들은 시간을 잘 지킨다는 편견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방송 처음부터 몰아가기 시작하는 것 같다. 하지만 한국에도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 있고 없듯이 독일인들도 똑같다. 단지 마리오가 시간을 정확히 잘 지키는 사람일 뿐이다. 일단 다니엘의 친구들을 보면 화학자, 화학 박사, 역사 선생님으로 방송에서 독일인들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있어서 프레임에 갇힐 수밖에 없다. 스마트하고 정확하고 계획적이고...역사를 좋아하고 등등. 물론 예능이고 가볍게 보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일인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으니 한국학을 전공하고 있는 독일인 친구들에게 시청 소감을 물어보았다.



여기같이 하이테크 화장실을 본 적이 없어! 페터는 비데도 처음 본다고 한다. 하지만 비데의 기원은 17세기 프랑스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유럽과 미국에서 먼저 수동식 -> 기계식 -> 전자식으로 발전해왔다. 당연히 독일에도 있다. 단지 아시아권 특히 일본에서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에 비데는 아시아에만 있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비데를 사용하는 독일인 친구들 입장에서는 저게 무슨 소리? 어리둥절이다.



다니엘이 자동문을 보고 신기해 하는 장면. 자동문이 독일에 없을리가???! 심지어 몇백년 된 건물도 자동문인 경우가 많다. 나도 예전에 방송 촬영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한 장면도 재미를 위해 몇 번씩 촬영하고 말도 안 되게 편집을 하는 것을 본 뒤로는 일부로 저런 상황을 연출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고.... 혹은 독일 같은 경우에는 버튼 없이 앞뒤로 열리는 자동문이 많아서 저런 자동문의 시스템은 처음 볼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독일이 무슨 자동문도 없는 나라인가 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어 독일인 친구들이 웃기게만 보진 않은 것 같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독일편 친구들은 비무장지대 DMZ, 경주 등 너무 역사를 탐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유익하고 와 독일인들은 정말 역사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 독일 친구들은 저건 좀 아닌데.... 하며 한국인이 가질 독일인에 대한 선입견에 걱정하는 반응이었다. 물론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가 되면 충격적일 정도로 세세하게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배우고 되돌아본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과 같이 여행지 나라의 역사를 심도 있게 탐방하는 것은 정말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하더라 즉, 독일 사람 전체의 이미지가 아닌 개인 차 일 수 있는 부분인 것이다. 



이태원에 있는 "소주" 라는 술집이 나왔다. 굉장히 자주 가던 술집인데 ㅠ 참 반가웠고 유쾌한 장면이라 기억에 남는다. 독일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고 계속 살고 싶은 나로서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그리고 평생 살고 싶다는 외국인들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다음에 죽을 때 까지 술 한번 먹어요! 저 장면에서 소름이 쫙 돋았다. 외국인들이 죽을때까지 먹자는 것은 정말 먹다 죽을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예전에 스페인 친구에게 술 얼마나 마셔? 물어본 적이 있는데 보드카 2병 이라 했던 기억이 있다. 같이 소주를 마시는데 물같다고 하며 물처럼 마시던 알베르토가 생각난다. 다음날 나는 술병으로 고생했고...



내가 만난 독일인 친구들은 어서와 독일은 처음이지 독일 편으로 인해 독일인 이미지가 너무 틀에 박히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었다. 물론 방송이 한국인을 타겟으로 하고 확실한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겠지만, 한국을 좋아하는 독일인 친구들 입장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 유튜브가 있고 영상에 국경이 없는 이 시점에는 더욱 더! 


"한국 사람들은 개고기를 먹는다"라는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불쾌한 편견이 있듯이 한국 사람들이 독일인 들에게 가지고 있는 편견 또한 비슷하다. "독일인들은 불친절하고 무뚝뚝하고 차갑고 재미없고 놀 줄 모른다 등등" 하지만 한국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 사람보다 안먹는 사람이 더 많은 것 처럼 독일도 친절하고 재미있는 사람들 그리고 정말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사실을 한번쯤은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도 그렇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