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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생활정보

한국과 다른 독일의 족발 요리 '슈바인스학세'

사람들이 즐겨먹는 '족발'은 돼지 '족'으로 하는 요리이며 한국인들이 정말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독일에도 바로 족발과 비슷한 요리가 있는데 바로 '슈바인스학세'이다. 보통 사람들이 '학센'이라고 부르는 요리가 바로 이 요리이다. 주로 독일 바이에른 주에서 먹으며 한국과 달리 돼지 발 끝부분은 사용하지 않는다. 나 또한 독일에 머물면서 종종 학센을 먹는데 어찌나 무식하게 생겼는지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면 입이 떡 벌어진다. 하지만 맛은 돼지 족발에 견줄 만큼 맛있다.




Schweinshaxen 뜻



Schweinshaxe 단어적 의미는 굉장히 간단하다. 'Schwein'은 돼지를 뜻하고 'Haxe'는 소나 돼지의 발목 윗 부분 부위를 말하는데 말그대로 Schwein + Haxe = Schweinshaxe 가 된 것이다. 직역하자면 돼지정강이? 이 정도 되겠다. 



Schweinshaxe 탄생



이보다도 학센 요리 탄생 배경이 좀 어이가 없다. 옛날에 수도원에서 금식하는 수도사들이 배고픔을 못 참고 기르던 돼지를 잡아 요리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돼지 굽는 냄새가 어찌나 심한지 온 동네에 퍼지게 되었고 동내 사람들이 금식 기간에 웬 돼지고기 냄세지???라고 수도원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래서 수도원 측에서는 주민들에게 "신의 가호로 무게가 0g인 돼지가 태어났습니다. 이 돼지는 무게가 0g이기 때문에 금식 기간에 먹어도 되며 죄가 아닙니다!"라고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을 하게된다. 이후로 사람들은 이 말을 그대로 믿고 돼지고기 요리를 즐겨 먹게 되면서 "슈바인스학세" 라는 요리가 태어나게 된 것이다.



Schweinshaxe 맛


<드레스덴에서 먹은 슈바인스학세>


한국 족발 또한 잘하는 집에 가야 부드럽고 냄새가 안 나듯이 학센 또한 똑같다. 돼지 족을 어떻게 냄새를 잡느냐에 따라 맛이 판가름이 난다. 즉 유명한 집에 가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말. 나는 독일에 와서 한 4번 정도 먹었는데 드레스덴 여행 가서 Freiberger Schankhaus에서 시켜먹은 학센이 최고였었다. 위에 있는 사진이 바로 그 요리이며 튀긴 학센이다. 정말 내 인생 최고의 맛이였다. 저렇게 틀에 학센이 고정되어 나오며 포크와 나이프로 조금씩 자라서 자기 접시에 옮기면 된다. 돼지 족을 튀긴 것인데 껍질 자체가 튀김옷이며 딱딱하지 않고 바삭했다. 고기 또한 굉장히 많고 부드러웠으며 냄새 또한 없었다. 



<삶은 학센>


독일에 처음 왔을 때 학센 주문을 잘 못해서 위 요리가 나왔었다. 튀긴 학센을 시킨 줄 알았는데 삶은 학센이 나온 것! 참고로 삶은 학센은 튀긴 학센보다 훨씬 부드럽고 촉촉하다. 약간 한국 감자탕의 고기가 뼈에 엄청 붙어있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육즙 또한 엄청나다.




보통 사람들이 학센 하면 튀긴 것만 생각하는데 삶고 튀기고 굽고 조리 방법에 따라서 다양한 학센이 존재한다. 위는 그릴링한 즉, 구운 학센이다. 아직 구운 학센은 먹어보지 못 했지만 조만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튀김 학센의 경우에는 간혹 껍질이 먹기 힘들 정도로 두껍고 딱딱한 경우가 있다. 이게 학센 집마다 스타일이 다른 건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껍질이 얇고 바삭해야 먹기도 편하고 맛도 좋았었다. 흠... 그리고 한국 족발과 비교하자면 정말 같은 부위로 만든 요리인가 싶을 정도로 맛이나 식감에 있어서 차이가 많이 난다. 딱히 뭐가 더 맛있다라기 보다는 소주가 마시고 싶을 땐 족발이, 맥주가 마시고 싶을 땐 학센이 생각나는 정도? 독일에 온다면 꼭 유명한 학센집에 들려서 먹어보길 추천한다.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