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럽여행/여행꿀팁

유럽 프랑스 파리 오를리(Orly Airport) 공항 밤샘 노숙 팁.

생전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의 오를리(웨스트) 공항에서 밤샘, 즉 노숙에 도전해 보았다. 파리에서 베를린행 비행기 시간이 아침 6:30분, 체크인이 4:30 분 시작인 아주 어중간한 시간. 주변에 IBIS 호텔이 있었지만 1박에 십만원이 넘어가는 돈. 그 돈을 주고 호텔에서 몇 시간만 자기 정말 아까웠다. 여자친구와 나는 "이번에 노숙을 안 해보면 언제 또 해보겠어 한 살 이라도 젊었을 때 해보자" 라는 마음을 가지고 도전! 비행기가 2시간 지연까지 되어 소름끼치도록 긴 밤샘이 되었지만 되돌아보니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된 느낌. 이제 노숙 팁을 공개하고자 한다. 어느 유럽 공항도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공항도 문을 닫는 시간이 있다. 오를리 공항 같은 경우에는 밤 12:30 - 새벽 3:30까지 공항을 폐쇄한다. 폐쇄한다고 모든 문을 닫는 것은 아니고 일부 문은 열어두는 것 같았다. 못 들어 갈 수도 있으니 12:30 전에는 꼭 들어가자. 우리는 공항에 밤 11시에 도착했으며. 이 시간엔 사람이 꽤 북적거렸다.



밤을 새면 배고플 것이 분명하여 공항 마트에서 샌드위치 몇 개와 물 1.5리터를 구입. 잠을 안 잔 만큼 먹어줘야 기운이 난다. 꼭 넉넉하게 먹을 것을 구입하길 권장한다.



건너편 카페는 문을 닫았지만 테이블 쪽은 오픈돼있어서 여기서 조금 휴식을 취했다. 컴퓨터를 하고있는 그녀. 대부분 유럽 공항은 무료 와이파이가 가능하다.



이 카페에서 밤을 새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아서 2층으로 이동.



2층 홀 3,4쪽 PAUL 앞이 이지젯 탑승구이다. 이 근처에 220V 충전 존이 있다. 밤샘에 있어서는 충전이 필수기 때문에 콘센트가 있으면서도 편안한 자리를 잡기 위해 계속해서 정찰했다. 은근히 공항 밤 새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자리 경쟁이 정말 치열했다.



오아시스 발견! 운이 좋게 엄청난 명단 자리를 잡았다. 



2인용 침대처럼 아늑하다. 누군가가 저렇게 셋팅해놓고 자리를 떴는데 우리가 잽싸게 겟.



목베개와 안대 필수. 벌써부터 막막하다.



공항이 자기 집인 줄 아는 여자친구. 바로 본능적으로 가장 편안한 자세를 잡는다. 적응력 최고! 인정!



공항이 문 닫는다는 방송이 나왔지만 몇몇 문은 열려있는 것 같았다. 열려있는 문을 통해 중간중간 바람을 맞이했다. 안 올 것 같은 체크인 시간이 오고.



4:30분 쯤 잽싸게 체크인을 하고 들어가서 플레이스테이션 4 자리를 잡았다. 파리 오를리공항은 체크인을 하고 들어가면 플레이스테이션 기계가 두 대가 있다(무료). 새벽이라 그런지 하는사람이 없어서 1시간정도 웜즈 1:1 배틀을 했다. 참고로 게임 종류는 정말 많다.



1시간 정도 하니 비행기 게이트 넘버가 나왔다. 하지만 이게 웬걸 출발시간 2시간 지연이란다. 역시나 연착으로 악명 높은 이지젯. 제시간에 출발하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외국인들도 우리도 두시간 연착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포자기. 모두 바닥에 그냥 누워서 잤다.



안 올 것 같은 비행기 탑승 시간이 오고. 베를린으로 출발. 공항 노숙에 있어서 좀 위험할까? 라는 생각도 하긴 했지만 기우였다. 전혀 위험하지 않았고 밤새는 중간중간에도 보안관들이 계속해서 돌면서 술마시거나 행색이 이상해 보이는 사람은 검문을 하고 밖으로 쫓아냈다. 공항 폐쇄 시간에도 내부 불은 환하게 켜져 있으며 생각보다 노숙하는 여행객들이 많아서 괜찮았다. 다시한번 팁을 정리하자면.



1.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든든하게 챙긴다.

2. 안대와 목베개, 두꺼운 옷은 필수.

(여름이였지만 공항은 엄청나게 추웠다. 입 돌아가는 줄. 담요나 두꺼운 옷을 꼭 챙기자.)

3. 콘센트가 있고 좋은 명당을 잡는다. (가장 중요)

4. 무료 와이파이가 된다. 하지만 느려서 스트리밍은 불가. 웹툰 보는 정도.


이 정도와 강인한 정신력만 있으면 유럽 공항 밤샘도 무리 없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사진 : 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