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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생활정보

환경을 사랑하는 독일의 빈병 보조금 회수제도. PFAND

독일에 살면 꼭 모아하 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바로 "빈 병" 왜 이 빈병을 모아야 하냐고? 바로 독일의 공병 환수 제도인 PFAND 때문이다. 즉 일종의 빈병 보조금을 돌려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빈 병 하나 가지고 가면 얼마나 주겠어?" 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 페트병 2개를 모아 PFAND 를하면 신선한 1L 우유 한 팩을 살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 나온다. 오늘 이 독일의 판트 제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독일의 재활용 재사용 가능한 병, 캔 또는 페트병에 붙어있다>


독일은 2003년부터 친환경 목적으로 PFANT 제도라는 것을 도입했다. 위에 그림이 PFAND 마크이며 이 것이 표시되어 있는 병, 캔, 페트병을 구매 시 소비자들은 빈병 보조금을 내야 한다. 그러므로 구입시 낸 보조금을 돌려받기 위해서는 재활용이나 재사용 가능한 병들을 모아 판트를 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판트라는 제도는 독일의 재활용 병들을 한곳으로 모으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마트에서 제품을 구매할 시 영수증에 PFAND라고 해서 따로 청구된다. 이렇게 영수증에 빈 병 보증금이 따로 기재되는 것은 매우 좋은 것 같다. 제품을 구매할 때부터 소비자들에게 자각시켜 주기 때문. 우리나라 환경부도 적극적인 빈병 회수를 위해 무작정 빈병 보증금을 올리고 기계만 설치할 게 아니라 이런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주면 더 좋을 것 같다.



나 또한 맥주, 물, Apfel Schorle(사과맛탄산음료)를 자주 사 먹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만 돼도 저렇게 많은 병들이 쌓이게 된다. 한국 같았으면 빈병이 생기는 즉시 재활용 쓰레기통에 다 넣어버렸을 테지만 독일 와서는 장바구니에 차곡차곡 모아뒀다가 장 보러 갈 때 들고 간다. 다 돈이기 때문. 그래서인지 독일 길거리뿐만 아니라 쓰레기통 속까지도 빈병들을 찾아보기가 굉장히 힘들다. 



내가 자주 애용하는 REWE다. 저런 마트 안에나 주변에는 항상 판트할수 있는 기계가 있다. 



이렇게 생긴 기계고 사용법은 굉장히 쉽다. 방향만 맞춰서 넣어주면 기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구조. 페트병, 캔, 유리병까지 다 흡입한다. 각각 마트에 설치된 기계마다 방향이 다르긴 한데 앞에 그림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 그리고 레일 형식이라 전혀 위험하지 않다. 즉 아이들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이야기. 참고로 환수가 불가능 한 병이 들어가면 도로 나온다.

독일 사람들은 맥주를 즐겨 마시기 때문에 위처럼 한 박스로 구매하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박스 보증금(1.5EURO)을 추가로 받는다.


<출처(우) http://thelocal.de>


기계 아랫부분에 보면 박스 통째로도 환급받을 수 있게 만들어놨다. 박스에 빈병을 채워서 넣으면 끝.



가지고 온 페트병과 맥주병들을 차례대로 기계에 넣는다.



0.25EURO 13개, 0.08EURO 4개 해서 토탈 3.57EURO가 나왔다. 약 5000원 돈.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각각 가격이 다른 이유는 공병마다 측정되어 있는 금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완료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영수증이 나온다. 그리고 꼭 알아둬야 할 것. 첫째, 공병들은 어디서 사던 상관없이 어떤 마트에 가서도 판트가 가능하다.  둘째, 영수증은 꼭 판트를 받은 곳의 마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대부분 평균 14일 이내로 사용해야 한다(단 모든 곳이 기간 제한이 있지는 않다). 그렇기 때문에 판트를 받은 즉시 장을 보면서 사용하거나 계산대에 영수증만 들고 가도 현금으로 즉시 바꿔주니 바로 현금화 하길 추천한다. 영수증을 자세히 보면 Mehrweg 과 Einweg이라고 분류되어 있는데 이것은 병의 재사용, 재활용이라는 의미이다. 이것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출처 mehrweg>


재사용 가능한 맥주병(모든 크기) : 0.08EURO

재사용 가능한 맥주병(세라믹 뚜껑) : 0.15EURO

재사용 가능한 물병(유리 또는 페트) : 0.15EURO

재사용 가능한 청량 음료나 주스병 : 0.15EURO

일부 1리터의 와인 병 : 0.02-0.03EURO

재활용 가능한 모든 병 및 캔 : 0.25EURO


빨간 글씨로 표기된 병 종류가 가장 대중적으로 볼 수 있는 공병들이다. 일부 1리터의 와인 병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까지 판트가 가능한 와인병은 보지 못했다. 독일 어딘가에는 있다는 이야기. 위에 리스트를 잘 살펴보면 재사용과 재활용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차이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재사용 같은 경우에는 깨끗이 세척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표준 규격의 유리병 같은 것을 말하고 재활용은 페트병과 같이 녹여 다시 재활용해서 써야 하는 것들을 말한다. 보증금만 봐도 재활용이 재사용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출처(좌) mehrweg>


왼쪽이 재사용 오른쪽이 재활용 마크다. 공병에도 Einweg Pfand(재활용) 혹은 Mehrweg(재사용) 더 나아가 가격까지 적혀있다. 참고로 페트병 사이즈와 판트 가격은 상관없다. 0.5L 짜리 페트병이나 1.5L 짜리 페트병이나 가격은 0.25EURO로 동일하단 이야기.


<출처 : Postillon24 뉴스>


독일은 빈병 보증금도 높고 환급받기가 쉬워서 위 사진처럼 병만 주워 생활하는 사람들도 꾀 많다. 그래서인지 독일 길거리에서는 빈병을 보기가 힘들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길가에 페트병이 떨어져 있으면 그냥 "쓰레기" 지만 여기에서는 길에 "돈" 이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 바로 주워간다. 때론 사람들이 노숙자들에게 돈이나 먹을 것 대신에 빈 병을 건네기도 한다. 


<출처 환경부>


한국 또한 실시하고 있는 빈 용기 보증금 제도. 이번에 빈병 보증금을 2017년 제조된 제품에 한해서 소주 40원 -> 100원, 맥주는 130원으로 올린다고 한다.


<출처 : 환경부>


한국도 예전부터 우리가 구매하는 일부 병 제품들에는 보증금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인지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환경부 게시 자료에 보면 작년에 소비자가 포기한 병 보증금만 무려 540억 원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올해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공병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쉽지 않아 보인다. 보완할 것도 많고 문화적 더 나아가 물가, 시민의식의 차이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독일 생활 속 일부분인 판트제도. 독일에 오고 이 제도에 빠르게 녹아들어 가는 나를 보고 있으면 굉장히 안정적이고 잘 갖춰진 시스템임에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이제 한 발자국 더 내디딘 한국의 빈용기 보증금 제도는 안좋은 뉴스가 많이 나오는 거 보니 앞으로 더 보완할게 많고 나아갈 길이 멀어 보인다. 그래도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공병 보증금 환수가 생활의 일부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위 환경부 캠패인 처럼 병 보증금을 회수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그 날이 오길 바래본다. 


글 / 사진(일부사진제외) : 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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