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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이민일기

낯선 땅 독일에 이민을 위한 첫 발을 내딛다.

20대 후반 커플 독일 이민 이야기. 첫 번째 글 바로가기(링크)


 드디어 베를린의 테겔 공항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인천에서 아부다비 경유 베를린행 비행기를 타고 무려 약 18시간이 걸렸다. 독일에 도착 전까지만 해도 독일에 살러 간다는 것에 대해 실감이 잘 나지 않았었는데 도착하니깐 온몸으로 느껴진다. 처음 도착했을 때 느낌? 솔직히 말해서 무섭고 두려웠다. "정말 맨땅에 헤딩하러 왔구나" "이 나라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혹시 테러의 희생자가 되는 것은 아니겠지(한창 유럽 테러에 대해서 뉴스에 많이 나올 때였다)" 등등. 설레는 기분 보다는 이런 부정적인 생각들이 먼저 들었던 게 사실이었다. 여행하기 위해, 정착해서 살기 위해 다른 나라로 떠난다 라는 것은 땅을 밟는 순간부터 큰 차이가 느껴지는 듯 했다. 


<2016.10.1 도착>


<게이트 가는 버스>


<버스에서 바라본 타고 온 비행기>


많은 서양인들 사이에서 동양인은 우리 둘 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뭔가 더 낯설고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나 같은 경우에는 주로 아시아권으로만 여행을 다녔고 중학교 때 유럽여행 이후로 서양 국가는 처음 방문이다 보니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한번 독일에 사전 답사라도 해볼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공항 택시 스테이션>


각자 28인치 캐리어 2개, 백팩 1개씩 짊어진 우리는 공항 앞에서 가장 큰 택시를 골라잡았다. 그런데 잡은 택시기사가 영어를 모르는 게 아닌가? 독일에 살기 위해선 역시나 독일어가 필수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그래도 글로벌 공통 커뮤니케이션 손짓 발짓으로 목적지에는 잘 도착했다.


<아파트 입구>


택시기사에게 고맙단 인사와 팁을 건내고 드디어! 독일 집앞에 내렸다. 하우스마이스터한테 간단하게 열쇠를 수령받고 우리 동 입구를 찾아 들어갔다. 


<아파트 대문>


<아파트 전경>


앞으로 당분간 살게 될 아파트. 참고로 우리는 한국에서 집을 구하고 온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금 베를린 같은 경우에 집을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기 때문. 게다가 월세까지 1.5~2배까지 올랐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베를린으로 몰려들고 있다는 방증 아닐까? 2년 전인가부터 유럽에 사는 친구들에게 베를린이 정말 핫하다는 소리를 들었었는데 정말인가 보다.


<집 내부>


<그림같은 창문>


우리 집은 2층(한국식 3층)에 위치해 있으며 10평 정도 되는 원룸이다. 둘이서 5평짜리 원룸 살다 10평짜리로 이사 오니 굉장히 넓게 느껴진다(상대적으로). 그 좁은 집에서 둘이 6개월을 어떻게 살았었는지 참. 여자친구한테 미안하고 한편으로는 고맙다. 햇빛도 잘 들어와서 좋았고 무엇보다도 창문을 열면 무성한 소나무들이 그림같이 펼쳐져 있었다.


<집 주변 산책>


<집 주변 산책>


오후 3시쯤. 짐을 풀자마자 동네를 구경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무작정 걸었다.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풍경들, 여유로워 보이는 사람들. 우리도 언젠간 정착해서 이런 여유를 누리길 기대해 본다. 


<처음으로 장 본 식품들>


도착한 날이 토요일이다 보니 굶어죽지 않기 위해선 장을 볼 수 밖에 없었다. 독일은 일요일 날 마트뿐만 아니라 대부분 상점들이 쉬기 때문. 생전 처음 보는 독일어와 음식들 때문에 당황스러웠고 시간이 꾀나 오래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장을 많이 보지 못했다. 일단 눈에 익숙한 재료들만 골라 집었고 저녁과 일요일에는 햇반과 간단히 장 본 것으로 떼우기로 했다. 좀더 리서치 후에 월요일날 본격적으로 장을 보기로.


<독일에서의 첫 일몰>


독일에서의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우리는 결국 독일행을 실행에 옮겼고 후회는 없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는 모르게지만 그 일이 힘들건 좋든 간에 우리 사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추후 인생에 있어서 20대 청춘 끝자락 가장 찬란했고 아름다웠던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되리라 확신한다.


글 / 사진 : 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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